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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르네상스…도시재생으로 꽃 다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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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준하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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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도시재생 4.jpg

도시재생 / 사진=용인시

 

# 강지아 씨는 항상 지도를 들고 다닌다. 자신이 갈 길을 지도를 보며 눈으로 익히는 게 먼저. 그리고 다니는 골목골목을 지도 위에 형광펜으로 칠하고, 특이한 곳은 지도 위에도 별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이 본 마을과 도시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린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정보와 자신의 소감을 그림 위에 메모한다. 강 씨만의 도시 기억법이다. “처음에는 재미 삼아 그렸는데 막상 그리고 보니 동네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주위에서 그림을 알아봐요. ‘이런 뷰가 있었네? 이런 관전 포인트가 있었네?’하면서” 강 씨의 말이다.

# 양성자 씨는 궁금한 게 있으면 도서관을 찾는다. ‘용인향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양 씨는 문헌조사를 한다. 용인역사에 대한 연표를 들여다보고, 향교에 관련된 모든 책을 도서관 책상 위에 쌓아둔다. 그리고 필요한 자료들이 어떤 책 몇 페이지에 나와 있는지 파일 정리를 한다. “제가 모르는 정보는 알고 가야 하니까. 가장 정확한 게 책에 나와 있잖아요?”

강지아, 양성자 씨는 용인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22 문화도시 용인 지역 활동가 성장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도시기록가다. 도시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문헌을 살피고, 발로 뛰며 이미지를 남긴다. 마을의 숨은 이야기와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 새 옷을 입혀 용인 르네상스의 기초를 쌓는 용인특례시의 아카이빙 프로젝트 구성·마북편에 참여하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해 지역자원을 발굴, 마을의 정체성을 살려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카이빙 프로젝트 구성·마북편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탐색하고 발굴해 개발과 성장으로 잊혀가는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 스토리텔링의 달인 ‘도시기록가’, 구성·마북에서 용인 르네상스의 기초를 쌓는다

구성과 마북은 동백·보정·상하동과 함께 용인의 옛 중심지 구성읍을 이루고 있었다. 삼국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약 1500년 동안 용인의 중심지였던 만큼 용인향교, 민영환 선생 묘, 장욱진 고택 등 용인의 역사·문화자원들이 산재해 있다. 이 같은 자원을 활용, 숨어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마을의 가치를 높이는 게 구성·마북 도시재생사업의 미션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구성·마북 지역에서는 9명의 도시기록가들이 9개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기록하며 용인 르네상스의 기초를 쌓고 있다.

도시기록가 양성자 씨는 구성·마북 지역 도시기록에서 용인향교를 재조명한다. 도서관에서 문헌 기록을 살펴보고, 용인향교와 관련된 인사들을 만나고, 향교 주변 주민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용인향교와 제례 의식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 용인향교가 진행하는 행사 중에서 계승하고 확대해야 할 것들을 발굴한다.

강지아 도시기록가는 동네 사람들조차 모르는 동네의 숨은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느티나무와 함께하는 힐링 스토리를 담은 길과 석불입상과 민영환 선생이 들려주는 배움의 길, 감성을 듬뿍 담은 이색적인 공간으로서의 길이다. 마을 사람들조차 모르는 산책로와 지름길은 덤이다.

“도시재생은 묻혀가는 것에 활력과 숨길을 넣어서 새롭게 재단장하는 것이죠. 이제 저희가 나눔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변모할 소재를 제공하게 된다는 데 뿌듯함을 느껴요” 양성자 씨의 말이다.

■ 1500년의 역사 되찾기

구성·마북 도시재생사업은 마을의 전통과 역사를 되찾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민이 편안한 마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는 기록자원을 토대로 역사문화자원을 연결해 역사·문화 거리박물관을 구상 중이다. 용인향교, 민영환선생묘, 느티나무 고목 등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배너나 디지털 안내판 등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한다. 주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소규모 쉼터와 쌈지공원을 만들고 마을 역사·문화를 공유하는 소규모 거점으로 활용, 체험이 가능한 야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과 도시의 역사를 알아보고, 역사와 문화를 융합한 스토리텔링과 이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만든다. 이를 위해 역사·문화재생 해설사를 양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심화교육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자격증 취득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문화관광사업 활성화를 꾀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마을작가와 주민의 협업으로 마을 매거진과 역사·문화 지도를 만든다.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방문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소통·소식지도 제작한다.

주민들 스스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수 있느 목공예에서부터 내·외부 인테리어 및 시공 등 전문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향후 생활목공 DIY교육체험장 운영, 마을 목공사 집수리 지원 등 마을기업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 용인 구도심 되살리기의 원조 ‘신갈오거리’

용인시 도시재생사업의 원조는 신갈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이다. 한때 ‘용인의 명동’이라 불릴 정도로 교통·행정·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했던 신갈오거리는 2003년 기흥읍사무소가 기흥구청으로 승격돼 현재의 구갈동으로 이전하고 인구와 사업체가 유출되면서 빠르게 쇠퇴하기 시작했다.

용인시는 신갈오거리에 새 바람을 넣기 위해 지난 2017년 도시재생사업을 시작, 지난 2020년 11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돼 오는 2024년을 목표로 크게 4가지 사업을 진행중이다.

우선 뮤지엄아트거리 등 테마거리 조성과 플리마켓 등 거리축제를 강화해 유동 인구를 확보해 상권을 강화한다.

주차공간 확보, 보행환경 개선, 노후주택 수리 지원, 골목길 안전성 강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해 주민 교류를 확대하고, 주민협의를 거쳐 자체 사업을 발굴하는 등 공동체 활성화를 돕는다. 특히 ‘스마트 전력 모니터링 시스템’, ‘AI주차 시스템’, ‘스마트 상점’, ‘스마트 쓰레기통’ 등 주민주도형의 ‘스마트 시티’로의 도약이 돋보인다.

■ 김량장, 변혁의 장을 열다

용인시는 처인구 김량장동 중앙시장 일대에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응모했다. 서면심사를 통과해 지난 18일부터 현장실사가 진행중이다.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은 전통시장과 경안천, 금학천이라는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용인시 관내 대학·민간기업을 연계해 창업과 일자리 창출, 시장의 체질개선 등을 도모함으로써 인구를 유입시키고,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게 핵심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차별화 콘텐츠 마련, 쾌적한 소비활동을 위한 골목상권 개선, 시장 접근성 확보를 위한 보·차도 환경 개선, 야외 휴식과 여가활동을 위한 수변광장 조성,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스마트 서비스 구축으로 재래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청년 창업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스마트스쿨을 운영, Intel과 MS 등 글로벌 교육기관이 6개의 대학 학생과 청년, 중소기업, 중장년층 등에게 데이터 활용 현장 실용교육을 진행한다. 산업 데이터 분석, AI 사물 인식기술, IOT 연결 플랫폼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 다시 풍요로움…풍덕천동 도시재생 추진

1990년대 초 수지 택지지구로 개발된 풍덕천동 일원은 아파트 단지와 학원가, 유흥가가 혼재한다. 청소년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공원과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다.

시는 지역 상인과 마을주민들의 뜻을 한데 모으고 사람 중심의 보행거리 조성, 범죄예방을 위한 지원, 공유 기반의 주거·상업환경을 만드는 내용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시는 반도체 산업은 물론 도시의 모든 부문을 골고루 발전시켜 업그레이드된 용인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라는 시정구호를 만들었다”면서 “특색있는 지역자원과 문화·역사 자원은 도시재생사업의 기초자료이면서도 용인 르네상스의 알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논의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인 만큼 용인시도 조력자로서 시민들의 학습을 돕고 중간자로서 주민간 이견을 조정해가며 용인시의 도약과 발전을 이끌어가겠다”고 덧붙였다.

 

 

hjunha98@naver.com 황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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